"나쁜 글 고치는 법" - 유시민 작가

차이나는 클라스 '52화 - 정보 홍수의 시대에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 의 유시민 작가 특강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글을 더 좋게 쓸 수는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초보 블로거 입장에서는 글 하나 쓰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좋은 글'에 대한 고민은 잠시 내려놓고
'좋은 글'이 될 순 없어도 '나쁜 글'은 되지 말자! 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 같은 초보 블로거들을 위한 유시민의 나쁜 글 고치는 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나쁜 글 고치는 법

읽어라!

가장 좋은 방법은 소리내서 읽는 것입니다. 우선 글을 읽어줍니다.

글을 읽으며, 읽기 편하게 고치고, 듣기 편하게 고치고, 리듬을 살리고, 정확한 표현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쉬운 '글' 고치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에서 유시민 작가는 여섯 가지 규칙을 소개합니다.

 

6가지 규칙

1. 문장은 짧게
2. 군더더기 없애기
3. 거시기 화법 지우기
4. 중국 글자 줄이기
5. 일본식 조사 피하기
6. 피동문 쓰지 않기

 

위의 규칙을 아래의 나쁜 글 예시와 함께 확인해 봅시다.

[나쁜 글 예시]

그동안 육상에서의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관장하는 부서가 각각 본부조직과 외청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해상에서의 재난은 해수부와 해경으로 분산되어 있어 재난 안전을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육상과 해상의 재난,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모두 통합하여 
국가안전처로 일원화하여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철저히 책임행정을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안전처가 하루라도 빨리 출범해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한 획기적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문장은 짧게

그동안 육상에서의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관장하는 부서가 각각 본부조직과 외청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해상에서의 재난은 해수부와 해경으로 분산되어 있어 재난 안전을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위 문장을 확인해보면, 메시지가 총 세 가지나 된다.

 

1번 메시지 - 그동안 육상에서의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관장하는 부서가 각각 본부조직과 외청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2번 메시지 - 해상에서의 재난은 해수부와 해경으로 분산되어 있어
3번 메시지 - 재난 안전을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메시지를 한 문장에 3개씩이나 넣는다는 것은 글을 복잡하게 만든다.

 

2. 군더더기 없애기

그동안 육상에서의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관장하는 부서가 각각 본부조직과 외청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 각각과 이원화 는 중복 표현이다.

 

이제 육상과 해상의 재난,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모두 통합하여 국가안전처로 일원화하여

- 모두와 통합 또한 중복 표현이다.

필요없는 단어가 있다면 의미 전달에 도움도 안되고 문장이 늘어진다.

 

3. 거시기 화법 지우기

이번엔 조금 다른 예시다.

"그 부분은 저희가 아직 조사중인 부분이 있어서 아직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 부분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모호하다.

'부분'과 같은 모호한 표현은 없애고, '부분'에 정확한 단어를 넣어주어야 한다.

 

4. 중국 글자 줄이기

그동안 육상에서의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관장하는 부서가 각각 본부조직과 외청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해상에서의 재난은 해수부와 해경으로 분산되어 있어 재난 안전을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 외청? 어려운 한자어다.
- 통합적으로? ~적과 같은 표현은 중국 글자말이다. '통합하여' 또는 아예 줄여서 '통합/기획관리 못했습니다.'가 더 좋은 표현이다.

한자말을 남발하는 것은 글을 어렵게 만들고, 중국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들은 된소리, 거센소리가 많이 나서 발음상 듣기 좋지 않다.

 

5. 일본식 조사 피하기

그동안 육상에서의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관장하는 부서가 각각 본부조직과 외청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해상에서의 재난은 해수부와 해경으로 분산되어 있어 재난 안전을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 육상에서의? 일본식 조사 ~에서와 ~의를 겹쳐 쓴 것이다.
- '육상의' 또는 '땅에서 일어나는'이 더 좋은 표현이다.

일본말과 비슷하게 토씨를 계속 겹쳐 쓰는 것은 리듬적으로 좋지 않다.

 

6. 피동문 쓰지 않기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안전처가 하루라도 빨리 출범해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한 획기적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피동문을 사용하여 자기 책임이 아닌듯 보인다. 이런 문장은 글에서 신뢰를 줄 수 없다.

우리말은 원래 피동문이 잘 없다. 되도록이면 능동문으로 고치고, 주어를 없애서 리듬을 살려야 한다.

 

 

그렇다면 이 6가지의 규칙을 이용해서 글을 고쳐보자.

[나쁜 글 예시]

그동안 육상에서의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관장하는 부서가 각각 본부조직과 외청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해상에서의 재난은 해수부와 해경으로 분산되어 있어 재난 안전을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육상과 해상의 재난,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모두 통합하여 
국가안전처로 일원화하여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철저히 책임행정을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안전처가 하루라도 빨리 출범해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한 획기적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글 예시]

그동안 육지의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책임지는 부서가 안전행정부와 소방방재청으로 나뉘어 있고, 
바다의 재난 대처는 해수부와 해경으로 갈라져 있어서 정부가 재난안전을 제대로 기획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책임과 권한을 모두 국가안전처 한 곳에 모아 육지와 바다의 재난, 
사회재난과 자연재난 모두에 더 잘 대처하고 철저하게 책임지는 행정을 하겠습니다.

국가안전처를 하루라도 빨리 출범시켜 획기적 변화를 시작함으로써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 확실하게 보호하겠습니다.

읽기 편해졌다. 어렵지 않다.

 

결론

 

글을 보실때, 소리내서 한번 읽습니다.

그 이후 여섯 가지 체크리스트를 생각해 본 다음에 고칠 부분을 고칩니다.

다시 확인합니다.

 

이런 습관을 만들면 자신의 글 스타일이 나타날 것입니다.